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조용한 사직, 그들은 왜 조용히 떠나는가

by everydaypower 2025. 7. 14.

조용한 사직이란 단어는 사람들에게 생소한 단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에서는 굉장히 깊숙하게 자리잡은 내용이며 과연 조용한 사직이란 어떤 것일지 알아보려고 한다.

 

조용한 사직, 그들은 왜 조용히 떠나는가
조용한 사직, 그들은 왜 조용히 떠나는가

 

조용한 사직이란 무엇인가 – 현상과 배경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조용히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뜻하지만, 실제로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직장에서 정해진 업무만 하고 더 이상 ‘열정’을 투자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즉, 주어진 일 외에는 추가적인 책임이나 헌신을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조직 내에서는 여전히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이미 퇴사한 상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개념은 2022년 미국 틱톡에서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대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자기보호(Self-care)”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

조용한 사직이 생겨난 배경은 복합적이다. 첫째, 과중한 업무와 불투명한 보상체계가 주요한 원인이다. 일을 열심히 해도 승진이나 인센티브로 보상받지 못하는 경험은 구성원들에게 회의감을 안겨준다. 둘째,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세대적 특성도 크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조직보다 개인의 삶에 더 큰 가치를 두며, 회사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헌신형’ 문화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게으름’이나 ‘무책임’으로 치부할 수 없다. 오히려 이는 조직에 대한 실망과 자아 회복 사이에서의 소극적인 저항이자 자기 방어의 방식일 수 있다. 따라서 조용한 사직을 단순히 개인의 태도로만 보기보다, 조직과 문화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조용한 사직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


조용한 사직은 기업의 생산성과 분위기에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불러온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조직 내 활력과 동기 저하다. 이전까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팀워크에 기여하던 직원들이 침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이디어의 흐름이 막히고 업무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팀 전체의 사기와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조용한 사직은 리더십의 실종을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구성원이 심리적으로 이탈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조직 내 피드백 구조의 부재, “내가 아무리 해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보상 시스템의 불공정함,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라는 일에 대한 회의감 등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있다.

조직 입장에서 조용한 사직은 ‘눈에 띄지 않아서 더 위험한 문제’다. 실제 사직처럼 결원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인사 시스템상에는 변화가 없지만,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의 전략 실행력과 목표 달성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조용한 사직은 다른 구성원에게도 영향을 준다. “열심히 해도 바뀌는 게 없다면 굳이 힘들게 일할 필요 있나?”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조직 내 ‘방관자 모드’가 퍼질 수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조직문화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조용한 사직에 대응하는 조직과 개인의 전략


조용한 사직을 방지하고 조직의 에너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한 업무 조율을 넘어 신뢰 기반의 커뮤니케이션과 성과 보상의 정비가 필요하다.

먼저 리더는 구성원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정기적인 1:1 대화를 통해 감정과 업무 만족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화의 목적은 지시가 아니라 ‘경청’이다. “요즘 어떤 점이 힘든가요?”, “당신의 의견이 궁금합니다”처럼 관심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역할과 기대치의 명확한 설정이다. 직무 범위가 모호하면 구성원은 “이건 내 일인가?”라는 고민 속에서 불안감이나 회피 심리를 가지게 된다.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업무에 대한 목표와 결과를 구체화하는 과정은 구성원이 스스로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정당한 보상 시스템 구축이다. 열심히 일한 구성원이 그에 합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자연스럽게 동기부여도 생긴다. 승진, 연봉 외에도 피드백, 포상, 교육 기회 등의 비금전적 보상도 병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 입장에서의 전략도 중요하다. 조용한 사직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스스로의 성장에도 제약이 생긴다. 만약 현재의 조직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침묵 속의 소진보다는 명확한 자기 인식과 커리어 재설계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 자신에게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용한 사직은 지금 이 시대의 직장인들이 보내는 조용한 구조 요청일 수 있다. 그들은 나태하거나 무책임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거리를 두는 것이다. 조직은 이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오히려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직원이 진심으로 일하고 싶은 조직, 동기부여가 되는 문화는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변화는 바로 그 ‘조용한 신호’를 들을 수 있을 때 시작된다.